내 머리를 맡기는 여자에 대하여 by laico

제목이 좀 그렇다. ㅋ

얘길 좀 풀어보면... 3년 째 찾는 잠실 근처 헤어샾 디자이너가 있다. 나이는 나보다 5~7살 쯤 아래일까?(언제 물어보긴 했는데 까먹었음)

뭐 난 머리니 패션이니 별로 공을 들이는 스타일의 인간은 아니지만... 나름 좀 까탈스런 구석이 있다보니..

3년 전 그녀에게 처음 머리를 자르기 전까지만 해도 언제나, 항상, 예외 없이 머리를 자르고 나면 집에 가서 화장실에서 머리를 살피며 길이가 다르거나 삐죽 삐져나온 머리를 내 손으로 조금씩 손질하고 살아왔다. 덕분에 내 머리는 꽤 솜씨 좋게 잘랐다는. ㅋ

사실 이 부분은 정말이지 예외가 없었고 꽤 스트레스였기도 했다. 왜 맨날 머리를 자르는 사람들이 좌우도, 삐져나오는 것도 제대로 정리를 못하고 고객과의 길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건 뭐 내 탓도 있겠지만)도 잘 못하는 걸까.. 하는. 때로 파마 내지 염색이라도 하거나, 길이 변화를 크게 주면 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래서 별로 헤어 디자이너를 신뢰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3년 전 그녀에게 머리를 자른 후로(첫인상은 어린 것이 좀 날카롭고 새침한 스타일에 호감이 가지 않았었다.) 지금까지는 단 한 번도 집에서 가위를 들고 내 머리를 손질한 적이 없고, 염색이든 파마든 망했다고 느낀 적도 없다. (정말 그녀가 예쁜 거 아니냐고? 글쎄, 요즘엔 치아교정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살도 빠지고 좀 예뻐지고 있긴 하지만... 그녀의 외모는 아무 영향이 없다.)언제나 만족스러웠고, 서비스에 까다로운 나지만 서비스도 잘 하는 편이다. 지나친 립서비스는 하지 않고 정확히 얘기하고 말도 적당히만 하고... 단점이라면 그녀에게 머리를 하면 좀 비싸다는 것 정도?

그래서 가면 내 머리 스타일은 그저 내맡기는 편이다. 그녀는 나름 변화를 자주 주는 편이고, 철 따라 내 기분 따라 때로 파마도, 염색도 하고, 짧게 갔다가 길게 갔다가 한다. 물론 염색은 사업 시작 이래로는 한 적이 없긴 하지만.

암튼, 오늘은 5월인가에 했던 파마도 다 풀리고 또 너무 길어서 덥고 해서 저녁 늦게 시간 내어 머리를 잘랐는데 오늘도 역시 적당하니 잘 잘랐다. 언제나처럼 내겐 무료로 두피 마사지나 에센스 서비스도 해주고, 샴푸도 유기농 샴푸로 해준다.

문제가 있다면 내 머리숱이 갈수록 좀 적어지는 것 같다는 것과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어간다는 점 정도?


머리를 자르거나 한다는 것이 스트레스였던 때가 언제였나 싶다.

즐겁고,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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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anjuro 2011/08/05 00:21 #

    저는 8년째 머리 하는 언니가 있죠. 늘 보면 장인 기질이 있습니다. 가끔 바쁘거나 할 때 가면 좀 대충 빨리 자르곤 하긴 하지만서도... 보통은 자기 스스로 만족하게 하려는게 느껴진달까나... 세월이 안 가는 것 같은데 어느 날 세어 보니 8년째더군요, 그녀에게서 머리 한 게... ^^
  • laico 2011/08/05 23:45 #

    좋은 관계네요! ^^
  • 삭후 2011/08/05 16:23 #

    저도 제 머리 맡기는 언니가 있어요. 6년이나 지났네요. ㅎㅎ
    스타일도 스타일이지만, 제 두피상태나 모발상태까지 죄다 꿰뚫고 계셔서 그게 참 좋아요. 샴푸하고 나서 주문하지도 않은 영양제나 두피제품을 더해주시구요, 펌이나 염색 할 때도 다 고려해주시고. ^^
    나이도 저보다 한살 위라서 이젠 서로의 가족사나 애인사까지 다 알고 수다를 떨어요. 그것도 장점 중의 하나.
    지점도 한번 옮기셨는데 다행히 옆동네로 가셔서 저도 따라서 옮겨갔어요. 어느새 그 언니는 승진도 쑥쑥 하시고. 좋네요. ^^


  • laico 2011/08/05 23:45 #

    저도 옮기면 따라가려고 명함도 줬습니다. 옮기면 꼭 연락하고 옮기라고. ^^
  • zerathul 2011/08/05 16:58 # 삭제

    저도 4년간 제 머리 잘라주던 테크노마트 9층의 형이 있었죠.
    살짝 게이스러우면서도 또 마음만은 순수한. 근데 여자 좀 밝히는 이혼남이라 좋아라 했는데(이게 왜 좋은지는 나도 모르겠음)..
    얼마전 머리다듬은지 한달이 되어 연락을 했더니 그만뒀답니다-.-
    테크노마트 흔들리고. 천정떨어지고.

    아아. 어여 그 형이 샵을 차려야 다시 쫓아갈텐데 말이죠.
  • laico 2011/08/05 23:47 #

    어느 날 전과 같이 별 생각 없이 찾았는데 그만 뒀다고 하면 꽤 패닉에 빠질 거야. 그리고 이제 또 누구한테 잘라야 하나 하고 스트레스가 밀려오겠지. ㄷㄷㄷ

    어여 찾길. ^^
  • 은화령선 2011/08/05 22:46 #

    옥의 티가 남자아이머리는 바가지뿐.. 인거 같네요 ㅋㅋ
  • laico 2011/08/05 23:47 #

    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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