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바이크에 깔리다. by moon

처음으로 바이크에 깔렸(!)습니다만, 원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등장하므로..


어제 낮 작은 까페에 갔습니다. 작은 건축회사에서 운영하는 조그마한 까페인데 회사 사무실 옆에 붙어있더군요. 작지만 근처에 산다면 아지트를 삼을만한 그런 곳이었습니다.



작은 디자인 소품들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가장 맘에 든 물건은 바로 재떨이... (비흡연자인데...) 간혹 지날 일이 있으면 들러서 시간을 보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좋았습니다. 요즘엔 별다방 콩다방 덕분에 이런 작은 까페는 삼청동이나 홍대 주변이 아니면 보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까페를 나와서 지난 투어에 더러워진 나이트를 세차하러 갔습니다. 생각해보니 세차장에 맡겨 세차하는 것은 처음.


블랙에 레드라인... 나이트와 썩 어울리는 바지를 입은 센스만발 직원분께서 깔끔하게 작업을 해주신 덕에 말쑥하니 되어 나왔습니다.

나와서 드라이브 하기 아주 좋은 도로인 두무개길을 좀 달려주고 다시 돌아와 한남 오거리 근방을 지나던 중 일이 터졌습니다...;;

한남오거리 근처 골목길을 타고 들어갔는데...

어디 시간 좀 보낼 곳이 없을까 생각에 정신을 팔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골목을 따라가다 우측 급경사 오르막을 따라 오르는데 매우 천천히 기어가던 i30가 앞 차도 없는데 갑자기 급정거하더군요. 시선은 좌측을 보고 있었고 정신이 딴데 팔려 있다가 갑자기 서버리니 뒤 따라가던 저는 놀란 김에 핸들을 시선따라 자연스럽게(!) 좌로 틀며 - 아뿔사 - 브레이크....

오른쪽으로 휘어져 올라가는 급경사에서 핸들을 좌로 틀며 브레이크.... 근 400kg이 좌로 쏠리며 넘어지는데 도저히 안넘어질 수가 없더군요.................................

쿵.

넘어지고는 급경사로 인해 50cm 좀 넘게 미끌어지고... (도합 400kg이 그렇게 밀려 미끄러져갔다는...............;;;)

정신을 차려보니 엔진가드가 제 다리를 살려주고 있고... 제 좌측 하반신은 완전히 바이크 아래 깔려있더군요.

바이크는 급경사에 완전히 위아래가 거꾸로 쓰러진채 좌측 엔진가드와 핸들 그립, 그리고 좌측 리어램프가 지탱해주는 상황.

슬금슬금 기어나와 보니 이건 뭐 완전 가관이더군요.

이미 i30은 사라지고 없고... 골목에 덩그라니 놓여진 벌러덩 뒤집힌 바이크.

헬멧을 벗고 바이크를 살피고는 일으켜보려 했으나 - 당연히 - 실패. 친구에게 급 SOS 때리고 잠시 기다리다 마침 지나는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해 둘이서 바이크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일으켜 세운 후 확인한 피해상황은 다음과 같군요. ㅡ.ㅡ;;

1. 좌측 엔진가드 도색 아스팔트에 갈려 벗겨짐.
2. 좌측 그립부 아래로 돌아감.
3. 좌측 사이드 미러 도색 벗겨짐.
4. 좌측 리어램프 하우징 기스 앤드 전구 깨짐.
5. 좌측 텐덤 풋페그 도색 벗겨짐.
6. 번호판 좌측 노란 반사판 및 좌측 리어램프 주변 플라스틱 깨짐.
7. 청바지 왼쪽 무릎 찢어짐.
8. 가죽 자켓 왼쪽 팔꿈치 까짐.

세차하고 깔끔해진 나이트는... 이로서 첫 사고 흔적을 안았습니다.

시동을 거니 다행히 시동은 일발에 ON.

초보의 SOS에 어디선가 바람처럼 나타난 친구와 함께 할코로 가서 전구 교체하고 떨어진 램프 하우징 다시 끼고 응급 조치하고 집에 돌아와 주차장에서 깨져서 덜렁대는 플라스틱은 강력접착제로 붙이고 벗겨진 도색부위는 일단 잘 닦고 투명 페인트를 분사해 코팅(?).

내일 검정색 차량 페인트를 구해서 엔진가드와 사이드미러, 텐덤 풋페그를 좀 칠해주고 기타 도구들로 마감을 해봐야겠습니다. 새로 도색하고 부품 교체하기엔 좀 돈이 아깝네요.

근데 이거...

넘어지는 순간에도 그렇고 넘어진 다음도 그렇고 제 몸은 보이지도 않더군요.

지난 투어에서 어떤 분이 사고 날 때 넘어져서 구르는 상황에서도 바이크만 눈에 들어오더라는 얘길 했었는데, 오늘 딱 그 짝. 다행히 무릎보호대 덕에 청바지는 찢어졌어도 무릎은 멀쩡하고, 왼쪽 어깨와 팔꿈치도 가죽자켓 안쪽에 넣어둔 보호대 덕분에 멀쩡. 등과 옆구리는 프로텍터 역할을 해주는 보블비 메갈로폴리스 덕분에 또 멀쩡. 

다만 왼쪽 뒷꿈치가 워커 안쪽으로도 좀 충격을 받았는지 아주 살짝 통증이 있고, 몇 시간 지난 지금은 몸이 좀 놀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살짝 뻐근은 하네요.

하지만 엔진은 물론 라이더의 다리를 보호해준다는 할리의 엔진가드와 보호대 덕분에 300kg이 훨씬 넘는 바이크에 깔리고도 요로코롬 멀쩡할 수 있군요. 겪고보니... 엔진가드와 프로텍터는 자동차의 안전벨트가 아닌가 합니다. 휴우...


이렇게 라이딩 입문 5개월만에 첫 자빠링 신고... 작지만 어쨌든 지난번 출근길 그랜져 범퍼 생나미(!)에 이어 두번째 사고를 경험했습니다. 소소한 사고들이라 다행이지만 역시 바이크 운전 중 딴 생각하는 건 정말 치명적이군요. 초보 주제에 라이딩 중에 앞을 안보고 앞차에 붙어서 딴생각이라니...;;

조심해야겠다는....;;;





p.s 아래 사진 좌측 하단부 프레임이 몸바쳐 초보 다리 한쪽 고이 살려주신 좌측 엔진가드님.
 



덧글

  • 균군 2009/03/26 07:11 #

    어이쿠;;; 그래도 몸이던 바이크던 큰 피해 없으셔서 천만 다행입니다
  • SEGAKUN 2009/03/26 11:36 #

    그래도 다행입니다. 무거운 바이크라 잘못했으면 다리 하나 부러지는건 일도 아니였을듯;;; 저는 그럴땐 그냥 바이크를 차버립니다....먼산

    멋진 바이크인데 아쉽네요. 저도 2달전에 산 바이크 한쪽면이 죄다 갈린....;ㅅ; 그때도 저는 바이크 차고 몇바퀴 데굴데굴 굴렸다는....orz
  • moon 2009/03/26 12:48 #

    운이 좋았다고 봐야되겠죠... 좋은 경험이라고 할 수도...

    바이크도 크게 상하지 않아서 다행이구요. ^^;
  • 콰트로 2009/03/26 14:44 # 삭제

    암튼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고 그 작은 카페 나도 가깝다면 아지트로 삼고 싶다
    sos에 빨리 달려와주는 친구가 있어서 부럽다 수리 잘하고 조심히 타고
    엔진가드가 폼은 안나지만 효과(?)봤지 친구! 엔진가드는 필수라 생각하고 꼭 달고 타길 바래
    그나저나 내꺼는 언제쯤 세상에 나올래나.......
  • moon 2009/03/26 16:27 #

    엔진가드 덕 제대로 봤네.

    날이 갑자기 또 좀 쌀쌀해졌는데.. 몸이 뻐근해서 더 그런 듯... 너도 운전 항상 조심하고..
  • ZEROEST 2009/03/26 19:14 #

    저런....

    그래도 몸이 다치지 않으셔서 다행이네요
  • 이길우 2009/03/26 21:36 # 삭제

    역시나 이곳에 글을 남겼군요. 여러 모로 다행입니다. 몸 상한 것 없고... 바이크도 크게 상한 것 같지 않으니... 안전 운행하시고... 제가 요 앞에 많이 들은 얘기입니다. 액땜했다고 생각하세요.^^;
  • moon 2009/03/26 23:30 #

    그렇죠. 다치지 않아 다행이죠.

    근데... 액땜이라면.....작년에 크게 한 것 같은데... ㅎㅎ
  • naong 2009/03/29 00:57 #

    헉...ㅠㅠ 무엇보다 건강 조심하시기를....
  • moon 2009/03/30 09:04 #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라이딩을 해야겠습니다... ㅎㅎㅎ
  • 이길우 2009/03/30 20:49 # 삭제

    저렇게 세차를 맡기면 요금이 얼마죠?
  • moon 2009/03/30 22:30 #

    만원입니다. 만원. 어찌보면 비싸다는 생각이 들죠.

    근데 저기 말고도 대개 다 만원이더라구요.
  • 이길우 2009/03/31 21:40 # 삭제

    그렇군요.. 할코에서는 2만원 받는답니다. 근데 무지 대충한다는군요..ㅎㅎ 글고 보통 셀프세차장을 많이 이용하시는 것 같던데... 저 사람들이 하면 좀 더 괜찮나요? ^^
  • moon 2009/04/01 08:04 #

    ㅋㅋㅋ.. 그게 현대로 치면 정비공장에 입고해서 세차하는 셈인데... 저런데야 본래가 세차장이니 만원 받지만 할코는 세차장이 아니잖아요.. 엄연히 공임이란게 있을낀데.. ㅎㅎ

    저기도 뭐 삐까뻔쩍하니 닦아주는 건 아니에요.. 양재 근처에 바이크를 전문으로 세차하는 곳이 있는데 거기는 좀 삐까뻔쩍하니 하는 것 같더군요. 다음엔 거기서 해볼 생각입니다.

    셀프 세차장은 일산엔 많았는데 지금 주변엔 별로 안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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