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와의 대담(?) by moon

바이크를 센터에 입고시키고 헬멧, 그리고 보호장구가 든 가방을 들고 택시를 탔다.

"오토바이는 어쩌구 바가지만 들고 다녀요?"

'바가지' 라... 헬멧 말인가.. 조금 우습다. 간단히 얘기해주고 말았는데 택시기사분이 입을 연다.

내용인 즉슨 이렇다. 순서대로 다 쓰긴 그렇고 요약해서 쓴다.


택시기사 : 오토바이는 완전히 적이다. 왠수다. 손님처럼 좋은 오토바이 얌전히 타시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스쿠터 막 타는 동네, 그 짱깨니 피자니 배달하는 애들 중 헬멧 안쓰는 애들이 반이고 신호위반 안하는 애들이 없다. 어디서 들었는지 작은 사고 내서 살짝 받힌 후에 병원에 누워버리면 치료비니 뭐니 돈도 생기더란 얘기가 퍼졌는지 그런 애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 그리고 택시랑 사고가 많은데 사실 택시도 문제가 있긴 하지만 택시는 택시끼리도 조심한다. 택시 뒤에서는 당연히 택시가 언제 설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방어운전을 해야 된다. 안 그러니 사고가 난다. 택시 보이면 피해야 되는데 겁 없이 막 붙고 승객 하차하는데 그 옆으로 가다가 부딪혀 사고 나고 한다. 저런 일이 많다보니 가끔은 일부러 오토바이라고 밀어붙이고 하기도 한다.  

: 오토바이한테는 택시가 적이고 택시한테는 오토바이가 왠수다. 사실 서로 누가 잘났네 할 것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협이 되는 운전을 하고 있다. 택시 중 신호위반, 급정거, 깜빡이 없이 차선 변경, 불법 유턴 안하는 차 있나? 손님만 봤다하면 차선이고 신호고 중앙선이고 버스전용차로고 무시하지 않나? 물론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 중 헬멧 착용자도 고작 반 넘는 정도 밖에 안될 거다. 그리고 인도 주행이니 불법 주행 천지다. 물론 솔직히 나도 가끔 법규 위반 한다. 그래서 내가 이륜차 운전자들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목소리 높이고 싶어도 스스로 부끄럽고 이륜차 운전자들 실태가 이러니 말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택시도 마찬가지다. 왜 누가 누구를 피해야 하나.

택시기사 : 택시가 옳다는 건 아니다. 나도 안다. 택시 측에서 버스 전용차로 운행을 허하라고 주장하지만 그거 하면 버스 차로 난리난다. 택시들이 가만 있겠나. 그래서 손님 태운 택시에게만 허용하자고 하지만, 그걸 누가 단속하나. 실효성 없는 얘기다. 택시기사 입장에서 봐도 막는게 맞다.

: 맞다. 기사님도 인정하시니 하는 말이지만 우리나라 자동차전용도로랍시고 이륜차 주행 못하게 하지만 그거 말이 되서 그런거 아니다. 옛날엔 다 다녔다. 전두환인지 박정흰지 그 때부터 갑자기 막는건데, 근거가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지금 통행시키면 난리가 불보듯 뻔하다. 헬멧도 안 쓴 스쿠터들부터 시작해서 퀵 오토바이 등등 다 질주할텐데 우리나라 사륜차, 이륜차 운전자들 수준을 감안하면 오만가지 사고가 날거다. 그리고 250cc 이상만 통행시키자는 것도 그렇다. 사실 그걸 누가 통제하나. 그거보단 차라리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진입시 경찰이 통제하면 그건 오히려 가능하겠다. 하지만 내가 봐도 솔직히 대단히 위험한 일인 것은 사실이다.

택시기사 : 사실 오토바이는 혜택이 많은데 그런 것까지 해달라고 하는 건 안된다고 본다. 인도 주행하지, 주차 아무데나 하지, 신호 안지키지, 뻑하면 전용차로 달리지...

: 무슨 말이냐, 그건 불법이다. 불법 가지고 혜택이라고 하면 안 된다. 그럼 택시는 불법 유턴, 급정거, 신호위반 다 하지 않나. 불법 가지고 혜택이라 말하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처음에 동네 배달 어쩌구 했지만 난 그 사람들 라이더로 안 본다. 그 사람들 기준으로 오토바이라고 다 싸잡으면 안 된다. 면허도 없이, 동네에서 배달하는 사람들 기준으로 얘기하면 곤란하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보통 이런 대로는 잘 안다니지 않나. 동네 운행이 거의 전부인데 그건 상당히 한정되고 제한된 운행만 하는 거라 조금 달리 봐야 된다. 문제 해결 방법도 좀 다를 거다. 아무튼 무면허 택시기사 얘기 나온다고 그걸로 다 묶어 얘기하면 되겠나. 퀵 하시는 분들 봐라. 다 헬멧 쓰고 장갑에 부츠는 신는다.

택시기사 :  그런가. 아무튼 사고 나면 자동차가 과실이 높게 되는게 현실이지만 어쨌든 병신되고 죽는건 오토바이 운전자다. 그것만으로도 좀 더 스스로 조심해야 된다. 우리는 보험 처리로 끝내면 그만이지만 다치고 병신되고 죽으면 그건 어쩌나.

: 그렇다. 사실 헬멧은 그냥 최소한의 기본일 뿐이다. 못해도 헬멧, 장갑, 부츠, 무릎, 팔꿈치는 해야 된다. 그 이상도 가능하면 해야 된다. 하지만 그렇게 타는 사람 아마 10%는 커녕 5%도 안 될 거다. 모든 원동기 이륜차 다 털어서 계산하면 말이다. 아무튼 조심해야 된다.




택시와 이륜차의 약육강식의 시대인가.

그나마 자기네 잘못을 인정은 하는 기사분이고 해서 목소리 높이는 일 따위는 없었고 서로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100분 토론 같은데서 버스기사까지 합쳐서 3자 대담을 하면...................... 대단할 거다. 일반 자동차 운전자까지 하면 4파전인가.

우리나라 도로, 그 중 특히 서울 시내 도로는 전쟁터요 야생의 약육강식의 본능이 판치는 곳이다.

항상 조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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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한 인간이라 순조롭게 진행되면 바로 침착해져서... ㅋ 바로 다시 뒤돌아 나이트에 올라탔습니다. 전에 택시기사와 이런(http://motorcycle.egloos.com/1108444) 얘기들을 한 적이 있습니다만, 예외는 있지만 뭉뚱그려 보면 솔직히 이륜차나 택시나 버스나 서로 운전자들간에 욕할 자격이 없습니다. 서로 모두 ... more

덧글

  • 파파민 2008/11/17 10:05 # 답글

    전쟁터, 야생의 약육강식의 본능이 판치는 곳이라는 말씀이 딱 그대로 드러맞습니다. 넵.
  • moon 2008/11/17 10:25 #

    운전대만 잡으면 다들 야생화 된다는... ;;
  • pdoosan 2009/03/24 08:08 # 삭제 답글

    제가 지방에 살아서 서울에서 운전할 기회가 없는데요 간간히 서울가서 횡단보도를 건널때나 정체된차를 보고 또는 양쪽차선이 10차선이 넘는걸 볼때 "여기서 어떻게 운전하나 무서워서"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던군요
    무서워요~ 서울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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